한국사학사학회 회원 여러분께!


안녕하십니까?

202331일자로 한국사학사학회 제13대 학회장으로 취임한 홍익대학교의 최성철입니다.

사학사와 역사이론 등을 연구하는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연구자들의 통합 학술단체인 우리 학회의 특성과 전통에 따라 이번에 어쩌다 보니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서양사 전공자로서 회장을 맡아 앞으로 2년 동안 학회를 이끌게 되었습니다.

이왕 맡은 일 열심히 해보겠지만, 혹시라도 부족한 점, 잘못된 점 등이 보이더라도 회원 여러분의 너그러운 양해와 따끔한 질정 그리고 애정 어린 격려 부탁드립니다.

 

비단 우리 학회만의 문제가 아니겠지만, 요즘 우리 학회는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한 인류세의 위기, COVID-19를 겪으며 나타난 언택트 사회 등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인문학, 특히 그중에서도 역사이론을 연구하는 우리 연구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무엇을 주제로 그것을 왜 또 어떻게 연구해야 할 것인가, 등등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적으로는 학문 후속 세대의 절대적인 감소 추세 속에 특히 사학사나 역사이론을 전공하겠다는 신진 학자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그리고 은퇴한 학자들은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신입회원은 거의 충원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새로운 피가 수혈되지 않으니 학회 자체가 노후화되고 그러다 보니 연구환경은 더욱더 열악해져만 갑니다. 어려운 재정 문제는 그저 덤일 뿐입니다. 즉 학회의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할 이 엄중한 시기에 2년 동안 학회를 어떻게 운영해나가야 할지 걱정이 앞을 가립니다. 하지만 그래도 위기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이전 회장단보다 더 발전시키겠다는 장담은 못 드리겠지만, 최소한 못했다는 소리는 듣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13대 회장단에서 앞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하려는 사업들에 대해 간략히 다음과 같이 정리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그동안 학회에서 추진해온 사업은 그대로 계승하여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겠습니다. 정기 학술발표회는 말할 것도 없고, 전국역사학대회 등을 변함없이 계속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둘째, 학술행사와 관련하여, 외부기관이나 단체의 지원을 받든 못 받든, 13대 회장단 임기 내에 적어도 1년에 한 차례씩 각각 다른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려고 합니다. 아직 아젠다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가령 변화된 환경 속에서 역사이론, 역사철학, 사학사를 어떻게 그리고 왜 연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성찰 또는 한국사와 동양사와 서양사를 모두 아우르는 특정한 역사이론이나 연구 및 서술 방법론 등을 주제로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회원 여러분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학회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하시라도 저희에게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학회 총서 발간 사업을 계속해서 또는 새롭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우리 학회의 전통인 원로 선생님들을 모시고 이야기를 듣는 나의 역사연구코너에서 발표된 원고들이 어느 정도 축적된 것으로 아는데, 이를 책으로 간행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나의 역사연구는 학회 총서 시리즈로 지금까지 제2권까지 출판되었는데, 이 사업이 추진되면 본 시리즈의 제3권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학회 총서 시리즈로 적당하다 싶은 주제가 있으면 책으로 간행하는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넷째, 학문 후속 세대의 부족 현상을 극복할 여러 방안을 모색해 보겠습니다. 즉 신진 학자 등 신입회원 영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현재 13대 임원 면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총무이사, 편집위원장, 편집이사, 연구이사 등 중요 직책은 모두 젊은(!) 학자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러한 인맥을 기반으로 비록 사학사나 역사이론 전공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신진 학자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하여 학회 회원의 평균 연령을 다소나마 낮추는 데 기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섯째, 가장 어려운 것은 재정 확충 문제입니다. 재정을 늘리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축소되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구복 명예회장님께서 관리하고 계시는 기금의 도움도 받을 수 있겠지만, 가능하면 신입회원 또는 신규기관 확보를 통한 회비 수입 증대, 외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학술행사 개최 등 가용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입니다.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앞으로 2년 동안 저희 13대 임원 모두는 우리 학회가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학회가 계속 유지되는 것을 넘어서 이처럼 발전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저희의 노력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지와 격려, 그리고 참여와 비판이 함께 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학회가 더욱더 빛이 날 수 있도록 모두 다 함께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

 


2023년 3월

제13대 한국사학사학회 회장 최성철 배상